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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3아이덴티티' 속 괴물의 진실 (다중인격, 진화, 자아)

by Seulgirok 2025. 12. 5.
 
 

목차

1. 다중인격: 인간 내면의 다층 구조

2. 진화: '짐승'이라는 존재와 인간의 가능성

3. 목차내용

 

영화 23아이덴티티 포스터
영화 23아이덴티티

 

개요 : 공포 · 미국 / 117분

개봉 : 2017. 02. 22

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주연 : 제임스 맥어보이(데니스/ 패트리샤/ 헤드윅/ 비스트/ 케빈/ 배리/ 오웰/ 제이드/ 짐승), 안야 테일러 조이(케이시) 등

 

영화 ' 23아이덴티티(Split, 2017)'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하고 제임스 맥어보이가 주연을 맡은 심리 스릴러 영화로, 한 남성의 몸 안에 존재하는 23개의 인격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극단적 진화, 그리고 인간 정체성의 경계를 다룹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영화를 넘어, 정신질환과 초월적 자아, 인간의 생존 본능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융합한 작품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 요약을 시작으로, 다중인격의 전개 과정, 진화된 존재로의 상징적 해석, 그리고 자아의 본질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23아이덴티티를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영화 내용 및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음)

 

 
 

다중인격: 인간 내면의 다층 구조

 

영화의 중심 인물 케빈 웬델 크럼은 하나의 몸 안에 23개의 인격을 가진 인물로, 각 인격은 이름, 나이, 성격, 행동양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 중에서도 ‘데니스’, ‘패트리샤’, ‘헤드윅’ 등 특정 인격은 ‘빛’을 차지하고 행동의 주도권을 갖고 있으며, 특히 ‘짐승(The Beast)’이라는 24번째 인격의 등장이 영화의 주요 전개를 이끌어갑니다.
다중인격은 심리학적으로 ‘해리성 정체감 장애(DID)’로 분류되며, 일반적인 기억 단절과 달리 각 인격이 독립된 사고와 행동을 가진다는 점에서 복합적인 성격을 띱니다. 23아이덴티티는 이러한 장애를 ‘공포’보다는 ‘존재론적 질문’의 도구로 사용합니다.
영화 속에서 케빈은 납치한 소녀들을 감금하며 자신 안에 숨겨진 ‘짐승’의 등장을 준비합니다. 이 인격은 인간을 초월한 신체 능력을 지니며, 자신이 "고통받은 자만이 진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병리적 현상이 아닌, 인간 내면에 잠재된 힘과 본능의 극단을 상징합니다.
각 인격이 서로를 인식하고, 특정 인격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암투를 벌이는 모습은 인간 내면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의 충돌을 시각화한 장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하나의 정답 대신, 복수의 자아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복잡한 정체성을 제시합니다.

 

 
 

진화: '짐승'이라는 존재와 인간의 가능성

 

23개의 인격 중에서도 ‘짐승’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케빈을 초월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그는 벽을 기어오르고, 총에 맞아도 회복하며, 극한의 통증을 견디는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주며 기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존재로 등장합니다.
이 짐승 인격은 케빈이 겪은 트라우마와 고통 속에서 생성된 결과물입니다. 즉, 그는 고통과 억압을 통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자아를 ‘진화’시킨 것입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정신 분열이 아닌, 생존 본능이 극한까지 밀려 만든 진화적 방어기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짐승’의 등장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관객 스스로가 ‘고통은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회피되는 정신적 고통의 의미를 다시 보게 하며, 심리적 회복력을 가진 자만이 진정한 자기 존재에 도달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또한 짐승이 선택적으로 '순수한 자'와 '고통받은 자'만을 인정하고 나머지를 처벌하는 모습은, 인간 내면의 ‘정화’에 대한 왜곡된 집착이자, 진화의 조건에 대한 극단적인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는 인간이 고통 속에서 어떻게든 자기 보호와 성장을 도모하려는 원초적 본능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 표현입니다.

 

 
 

자아: 존재의 기준과 정상성에 대한 도전

 

영화에서 케빈의 심리치료사인 플레처 박사는 다중인격의 본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녀는 인격마다 생화학적 변화가 있으며, 각 인격이 개별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이나 신체 능력을 가지는 점을 근거로 “믿음이 현실을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이 관점은 자아의 경계를 고정된 하나의 실체로 보는 전통적인 시각을 깨뜨리며, 인간 존재는 다층적이고 가변적이며, 환경과 감정에 따라 끊임없이 재구성된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케빈의 다중인격은 곧 인간 정체성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도구가 됩니다.
특히 ‘짐승’이 등장한 후, 플레처 박사가 죽임을 당하기 전 남긴 메시지와, 마지막 장면에서 짐승이 자신을 '우리(the Horde)'라고 칭하는 대사는 하나의 자아로 환원할 수 없는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영화는 사회가 정한 ‘정상’이라는 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끊임없이 던집니다. 케빈의 인격은 정신병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누구보다도 '생존'을 위한 전략이었고, 세상의 외면 속에서 만들어진 자기 방어였습니다.
이처럼 23아이덴티티는 자아의 기준, 인간의 본질, 그리고 ‘정상’이라는 프레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을 통해, 관객에게 “당신은 정말 하나의 자아로만 존재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23아이덴티티는 단순한 심리 스릴러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다층성과 심리적 진화, 자아의 경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작품입니다. 다중인격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우리는 각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과 자아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괴물’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진정한 자아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습니다. 인간 본질에 대한 통찰을 원한다면, 23아이덴티티는 반드시 여러 번 곱씹어볼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