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목차내용
2. 목차내용
3. 부모와의 대화로 완성되는 성장의 서사

개요 : 드라마 ·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미국 / 132분
개봉 : 2018. 03. 22
재개봉 : 2025. 08. 13
감독 : 루카 구아다니노
주연 : 티모시 샬라메(엘리오), 아미 해머(올리버) 등
2018년 개봉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은 단순한 청춘 로맨스를 넘어, 정체성, 첫사랑,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는 서정적인 영화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탈리아 북부의 한적한 여름을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갈등과 사랑의 형태를 매우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는 감정의 흐름, 거리감, 자아의 형성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영화는 2025년 현재에도 여전히 감정의 본질과 관계의 깊이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영화 내용 및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음)
감정의 이동을 따라가는 줄거리 구조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줄거리는 여름의 정적 속에서 천천히 움직인다. 미국에서 온 대학원생 올리버가 이탈리아 북부의 시골 마을로 오며, 엘리오의 가족과 한여름을 보내게 된다. 이때 17살 엘리오와 24살 올리버 사이에는 미묘하고도 서서히 고조되는 감정선이 만들어진다. 두 사람은 처음엔 어색함과 거리감을 느끼지만, 시간이 흐르며 감정이 겹쳐지고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이들의 관계는 말보다 침묵이, 접촉보다 시선이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관객은 영화의 분위기와 감정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줄거리의 구조는 급격한 사건 없이 잔잔히 흘러가지만, 감정의 진폭은 그만큼 깊다.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올리버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엘리오가 혼자 남아 감정을 정리하는 장면은 감정의 시작과 끝이 어디였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이 줄거리 구조는 사랑의 시작과 끝이 명확한 선으로 나뉘지 않음을 보여주며, 감정이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퇴적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엘리오와 올리버, 감정과 거리로 엮인 관계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는 처음부터 바로 시작되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에는 나이 차이, 문화적 차이, 언어의 미묘함, 감정의 거리 등이 존재한다. 올리버는 처음부터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자제하며, 엘리오는 그에게 마음이 끌리면서도 그 감정이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이 관계는 ‘사랑’이라는 단어로 단순히 정의되지 않으며, 성장과 발견의 여정에 가깝다. 엘리오는 올리버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성정체성을 자각하고, 이 감정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진다. 한편 올리버는 나이가 많고 더 많은 사회적 경험을 했기에 엘리오의 감정을 존중하면서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 이 거리감은 때로는 관객에게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오히려 감정의 깊이를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한다. 결국 두 사람은 짧은 여름 속에서 가장 진실된 자신을 마주하고, 그 관계는 엘리오에게 오래도록 남아 자신의 일부가 된다. 영화 제목이 상징하듯,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은 정체성의 혼합과 완전한 감정이입을 상징한다. 이는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관계성을 표현한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부모와의 대화로 완성되는 성장의 서사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는 장면 중 하나는 엘리오와 아버지의 대화이다. 올리버가 떠난 후 엘리오가 내면의 상실감에 잠겨 있을 때, 아버지는 그의 방에서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한다. “마음이 아픈 걸 두려워하지 마라.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 자체가 네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라는 이 말은 단지 위로를 넘어서, 감정을 회피하지 말고 그대로 마주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버지는 엘리오에게 감정을 부정하거나 숨기지 말고,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이는 영화 전반을 통해 이어진 주제인 ‘정체성 수용’과 완전히 맞닿아 있으며, 엘리오가 성숙해지는 핵심 전환점이다. 부모와의 건강한 대화, 특히 이해받는 경험은 엘리오가 상실감을 치유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장면은 많은 관객에게도 자신이 과거에 받지 못했던 감정적 지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결국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정서적 교감까지 포함하는 성장 영화로서도 기능한다. 이 장면은 감정의 깊이와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수용의 과정이 얼마나 인간에게 중요한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 감정의 정체, 거리, 성장, 그리고 수용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엘리오와 올리버,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관객은 감정의 본질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한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