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공포 · 영국, 미국 / 86분
개봉 : 2017. 08. 23
감독 : 안드레 외브레달
주연 : 에밀 허쉬, 브라이언 콕스, 올웬 캐서린 켈리 등
영화 제인도(The Autopsy of Jane Doe)는 단순한 부검 스릴러가 아닌 초자연적 공포와 심리적 긴장을 교차시키며 관객을 압도한 몰입도 높은 작품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운영하는 부검실에 신원미상의 한 여성 시체가 들어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으로 줄거리가 전개된다.
(*영화 내용 및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줄거리 요약 및 등장인물 소개: 미스터리의 시작과 전개
평범한 마을에서 부검을 가업으로 삼고 있는 '오스틴'과 '토미' 이 둘은 부자 사이이다. 갑자기 들어온 보안관 버크의 의뢰로 신원 미상의 여성 시체인 '제인도'의 부검을 의뢰받게 된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여성 시체는 부상 흔적이 없음에도 다른 피해자들과 달리 기묘하게 온전한 상태다. '제인도'라는 시체는 저녁에 들어왔지만 부검을 아침까지 끝마쳐 달라는 의뢰에 시간도 촉박했다. 아들은 여자친구와 약속이 있었지만, 혼자서 부검을 진행할 아버지 생각에 아들 '오스틴'은 여자친구와의 약속을 조금 더 미루게 된다. 그렇게 부검을 시작한 부자(아버지 '토미'와 아들 '오스틴')는 점차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겉으로는 깨끗한 시체였지만, 여러 가지 정확적 증거를 바탕으로 볼 때, 고문당한 흔적이 명백히 보였다. 칼끝을 대었을 때엔 피까지 흘리고, 내부 장기는 손상되어 있고, 혀는 잘려 있으며, 위장에는 독이 들어있는 꽃이 발견되었고, 몸속에 있는 천 조각에는 이상한 문장과 숫가자 쓰여져 있었다. 부검을 진행하면 할수록 시체 주변에서 괴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시신을 보관하는 냉동고는 문이 저절로 열리고, 이상한 사람이 다니고, 라디오가 갑자기 종잡을 수 없는 내용의 말들과 노래가 나오며 잡음을 내고, 부검실의 불빛이 깜빡이며, 알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부검을 진행하게 되는데 피부가죽을 벗겨내자 드러나는 가죽 뒷면의 모습은 천조각과 같은 문양과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이 부검실에서는 더 이상 간과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형광등이 터져 어둠이 깔리고, 이들은 여기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녀는 죽지 못하는 저주의 몸으로 고통만은 그대로 전달받은 채 살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아버지는 대항할 생각은 없었고, 아들만 무사하길 바라며 그녀에게 딜을 시도한다. 그들의 협상은 받아들여져, 관절이 꺾이고 그녀가 느끼는 고통을 맞보게 되었다. 반대로 그녀의 상처는 아물고 회복이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제인도의 고통을 느끼게 된 후 아들에게 죽여달라 부탁을 한다. 아들은 그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협상은 받아들여진 것이 아니었을까? 아들 또한 죽음으로 내몰리게 된다. 다음날 보안관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있었다. 보안관 눈으로 봤을 때에는 이곳 역시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었고, 그들끼리 싸우다 이런 결말에 와닿은 걸로 결론지어질 것 같지만, 그들을 오래 알고 지낸 보안관은 그럴 사람들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그녀의 시신은 부검하기 전 상태로 돌아와 있었고, 보안관이 자기 관할이 아닌 곳으로 그녀를 보낸다. 그리고 그녀가 이송되는 차 안에서 부검실에서 들렸던 그 노래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발가락이 살짝 움직이며 영화는 끝이 난다. 토미(아버지, 부검의사)는 경험 많은 부검의로, 논리적이고 차분하다. 그러나 제인도의 부검이 진행되면서 그는 의학적 지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게 된다. 오스틴(아들, 조수)은 아버지를 돕는 조수이자 관객의 시선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히 호기심 어린 젊은이지만, 점차 공포와 절망을 직접 체험하며 인간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제인도(시체)는 영화의 중심이자 가장 큰 미스터리다. 대사 한마디 없지만, 존재 자체로 공포를 유발한다. 그녀의 신체에 새겨진 흔적, 부검 과정에서 드러나는 비밀은 곧 영화 전체의 반전과 연결된다. 제인도는 단순한 시체 부검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교하게 설계된 서사 구조를 지닌 영화이다. 초반에는 의학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차분하게 진행되었지만, 중반부터는 초자연적 현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된다. 가장 큰 반전은 제인도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마녀사냥’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중세 시대 고문과 저주를 통해 억울하게 희생된 존재이며, 죽음 이후에도 그 고통이 몸에 새겨져 남아 있었다. 즉, 그녀의 몸은 ‘살아있는 증거’이자, 억울함의 화신이였다.
2. 공포 연출: 부검실이 무대가 된 이유
제인도의 공포는 피와 잔혹한 장면보다는 ‘공간의 폐쇄성과 심리적 긴장’에서 비롯된다. 부검실이라는 장소는 차갑고 이성적인 공간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점차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이 일어나는 장소로 보여지게 된다. 감독은 조명을 극도로 제한하여 그림자와 어둠 속에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시켜준다. 또한 부검 과정의 세밀한 묘사는 사실감을 주며, 작은 이상 신호 하나로도 긴장감으로 연결시켜 준다.
3. 분위기와 상징성
영화는 전형적인 점프스케어나 잔혹한 시각 효과보다는 지속적인 긴장감과 불가해한 분위기로 관객을 영화에 몰입 시키며 압도한다. 부검실이라는 폐쇄적인 공간,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라디오 음악, 시체의 무표정한 얼굴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상징이다. 특히 ‘움직이지 않는 시체가 가장 무섭다’는 설정은 기존 공포영화의 괴물 연출과는 정반대의 방식이다. 정적 속에서 느껴지는 불안과, 움직이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위협적인 시체의 공포는 제인도의 가장 독창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제인도는 단순히 무서운 장면을 보여주는 공포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역사적 비극과 초자연적 미스터리를 교차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제한된 공간과 적은 등장인물로도 강렬한 공포를 선사하며, 반전과 상징을 통해 철학적 질문까지 관객에게 던져진다. 이러한 신선한 소재와 여러 섬뜩한 장면을 강조한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통하였는지 평점도 높은 영화이기도 하다. 신선한 소재의 공포영화를 찾는 분들은 꼭 한번 감상해보았으면 했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