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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어울리는 스릴러 영화'사바하' (믿음, 진실, 악의 기원)

by Seulgirok 2025. 12. 8.
 
 

목차

1. 믿음: 구원인가 맹신인가

2. 진실: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3. 악의 기원: 선한 존재 없는 세상

 

영화 사바하 포스터
영화 사바하

 

개요 : 미스터리 · 대한민국 / 122분

개봉 : 2019. 02. 20

감독 : 장재현

주연 : 이정재(박목사), 박정민(정나한), 이재인(금화/ 그것), 유지태, 정진영(황반장), 이다윗(고요셉), 진선규(해안스님), 지승현(김철진) 등

 

영화 '사바하(2019)'는 장재현 감독이 검은 사제들 이후 다시 한번 선보인 종교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이단 종교 집단의 실체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넘어, 인간 내면의 어둠과 ‘신’ 혹은 ‘악’이라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바하의 스토리 전개와 상징을 바탕으로, 믿음, 진실, 악의 기원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깊이 있게 해석해 보겠습니다. (*영화 내용 및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음)

 

 
 

믿음: 구원인가 맹신인가

 

사바하는 ‘믿음’이라는 개념을 날카롭게 해부합니다.
주인공 박목사(이정재)는 사이비 종교를 추적하는 인물로, 다양한 이단 종교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의심과 분석을 기반으로 행동합니다.
그런 그가 ‘사슴동산’이라는 수상한 종교집단과 ‘쌍둥이 자매’에 얽힌 사건을 추적하면서, 점차 자신도 모르게 믿음의 세계로 빨려들어갑니다.
극 중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저마다의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 믿음은 모두 다릅니다.
누군가는 신의 뜻이라 믿고 살인을 저지르고, 누군가는 ‘예언된 아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맹신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동시에 사람이 왜 신을 믿고자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믿음은 사람에게 위안이 되지만, 맹신은 판단을 흐리고 현실을 왜곡시킵니다.
사바하는 이 경계선을 반복적으로 넘나들며, 우리가 믿고 있는 신념은 과연 스스로의 의지인가, 아니면 누군가 심어준 환상인가를 되묻습니다.
결국, 영화는 믿음이 구원이 될 수도, 파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중적 속성을 보여줍니다.

 

 
 

진실: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영화 사바하의 전개는 퍼즐처럼 흩어진 단서들을 하나씩 맞춰가며 진실에 접근하는 구조를 띱니다.
하지만 그 진실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박목사는 진실을 추적하지만, 그가 믿었던 사실이 뒤집히고, 그가 의심했던 것이 오히려 구원의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쌍둥이 자매 중 ‘언니’는 태어날 때부터 사람들에게 괴물로 불렸고, 방에 갇혀 자라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녀야말로 진실에 가장 가까운 존재였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한편, ‘예언된 아이’라며 숭배받는 존재는 인간을 파괴할 위험한 힘을 가진 존재일 수도 있다는 반전은, 진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충격을 안깁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진실은 누군가의 시선, 믿음, 해석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며, 절대적인 진실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처럼 사바하는 인간이 얼마나 쉽게 거짓을 진실로 믿고, 진실을 외면하며 살아가는지를 조명합니다.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피하면 결국 악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습니다.

 

 
 

악의 기원: 선한 존재 없는 세상

 

사바하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질문은 바로 이것입니다.
“악은 어디서 오는가?”
영화는 이 질문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악은 태어나는가 vs 악은 만들어지는가라는 오래된 철학적 논쟁을 은유적으로 제시합니다.
쌍둥이 자매 중 언니는 육체적으로 기형이고, 사회적으로는 괴물 취급을 받으며 자라지만,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진실에 가까운 시선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예언된 자’라는 동생은 겉으로는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차갑고 위협적인 기운을 품고 있으며, 실제로 인간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관객에게 악은 외형에서 판단할 수 없으며, 선과 악의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합니다.
또한, 이단 종교 집단이 신이라는 이름 아래 벌이는 잔혹한 행위는, 인간이 악을 믿음으로 포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즉, 악은 외부에서 오는 괴물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욕망, 왜곡된 믿음, 그리고 진실을 외면하려는 나약함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악마는 인간 안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우리 스스로가 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남깁니다.

 

사바하는 단순한 종교 스릴러가 아니라, 믿음과 진실, 그리고 악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 영화입니다.
믿음은 때로 인간을 구원하지만, 맹신은 악을 정당화할 수 있고, 진실은 고통스럽지만 외면하면 파멸을 부릅니다.
그리고 악은 멀리 있는 괴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안의 두려움과 욕망에서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겉으로 보이는 신성과 선함이 진짜일지, 혹은 그 속에 악이 숨겨져 있을지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사바하.
당신은 지금, 어떤 것을 믿고 있습니까?
이 질문이 낯설지 않다면, 지금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보시길 권합니다.